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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이집트 재조명 (스토리, 감독, 평론)

by dlakongpapa 2026. 1. 20.

2016년에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판타지 영화 ‘갓오브이집트(Gods of Egypt)’는 이집트 신화를 기반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과 거대한 스케일, 시각효과를 내세워 개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작품이었습니다. 전설적인 신 ‘호루스’와 ‘세트’ 간의 전쟁, 그리고 인간 벡의 여정을 중심으로 한 서사는 신화와 모험이 결합된 판타지적 재미를 예고했지만, 결과적으로 평단과 관객 모두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비주얼 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스토리 구조의 단조로움과 캐릭터들의 깊이 부족, 화이트워싱 논란 등 여러 비판이 뒤따랐죠. 그러나 2026년 현재, 판타지와 신화 장르가 다시금 주목받는 시점에서 이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갓오브이집트’의 스토리 전개와 상징성,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당시와 현재의 평론적 반응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갓 오브 이집트 포스터

스토리 전개와 상징성

‘갓오브이집트’의 스토리는 매우 전형적인 영웅 서사를 따르면서도, 이집트 신화를 바탕으로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집트 신들 중 ‘오시리스’가 아들 ‘호루스’에게 왕좌를 물려주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이를 시기한 형제 ‘세트’는 반란을 일으켜 오시리스를 살해하고 호루스의 눈을 빼앗은 뒤 스스로 왕좌에 오릅니다. 이후, 인간 청년 ‘벡’이 등장하며 신과 인간의 협력이라는 축이 형성됩니다.

벡은 사랑하는 여인 ‘자야’를 구하기 위해 호루스와 동맹을 맺고, 그의 눈을 찾아주는 조건으로 여정을 함께하게 됩니다. 이는 인간과 신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협력하는 이야기로, 동서고금의 서사 구조와도 닮아 있습니다. 특히 이집트 신화를 원작으로 하면서도, 현대적 감성과 액션 중심의 플롯을 더해 젊은 관객층을 타깃으로 한 점이 눈에 띕니다.

스토리 속에서 호루스는 처음에는 오만한 신으로 그려지지만, 인간 벡과의 여정을 통해 점점 성장하고 책임감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영웅의 성장 서사로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벡 역시 사랑과 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인간 대표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가 단순히 ‘신이 인간을 돕는다’는 구조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신에게 변화를 일으키는 존재로 그려진다는 점입니다. 이는 전통적인 신화 해석을 비튼 현대적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스토리 전개의 전개 속도나 감정선은 아쉬운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감정의 동기와 플롯의 전환이 급격하거나 생략된 부분이 많아, 관객 입장에서는 캐릭터에 깊이 몰입하기 어려운 구조로 비춰질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벡이 연인을 되살리기 위해 필사의 여정을 떠나는 데 있어 충분한 배경 설명이 부족하거나, 호루스와 세트의 갈등 구조가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졌다는 점에서 내러티브 완성도에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화적 상징성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사막, 태양, 천체 운행, 스핑크스와 같은 상징 요소들이 이야기 곳곳에 등장하며, 이집트의 신비로운 문화와 철학을 시청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죽음과 부활, 정의와 혼돈의 대립이라는 이집트 신화의 본질적 요소를 스토리 전반에 녹여낸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감독 알렉스 프로야스와 주연 배우들

‘갓오브이집트’를 연출한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은 호주 출신으로, 과거 ‘다크 시티(Dark City, 1998)’, ‘아이, 로봇(I, Robot, 2004)’ 등의 작품을 통해 독특한 비주얼 세계관과 공상과학적 감수성을 보여주며 인정받았습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일반적인 블록버스터보다 더 철학적이고 상징적인 요소가 많으며, 세계관 설계에 있어서 섬세한 연출을 추구하는 감독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갓오브이집트’에서는 이러한 장점이 온전히 발휘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CG와 시각 효과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내러티브와 캐릭터 드라마가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는 지적이 대표적입니다. 예컨대, 신들의 전투 장면이나 거대한 피라미드가 붕괴되는 장면 등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역동성으로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지만, 정작 인물 간의 갈등이나 관계성은 충분히 표현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상업적 요구와 충돌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프로야스 감독이 의도했던 철학적 깊이나 인간 내면의 서사보다는, 시청각 중심의 오락 영화로 방향성이 조정되면서 작품의 정체성이 모호해졌습니다. 실제로 감독은 이후 인터뷰에서 제작사의 개입으로 인해 많은 장면들이 수정되거나 편집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주연 배우진은 상당히 화려합니다. 호루스 역에는 덴마크 출신 배우 니콜라이 코스터-왈도가 캐스팅되었고, 인간 벡 역은 호주 출신 신예 브렌든 스웨이츠, 세트 역은 할리우드의 액션 스타 제라드 버틀러가 맡았습니다. 니콜라이는 ‘왕좌의 게임’에서 제이미 라니스터 역으로 인지도를 얻은 배우로, 고전적 미남형 외모와 진중한 연기 스타일을 통해 호루스의 오만함과 후반부의 변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 노력했습니다.

브렌든 스웨이츠는 젊고 용감한 인간 캐릭터 벡을 연기하며 극 전체의 인간적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특히 벡과 자야의 사랑 이야기는 작품 내에서 인간성과 감정의 축으로 기능했으며, 이들의 관계는 영화의 중심 정서로 자리잡습니다.

한편, 제라드 버틀러는 카리스마와 폭력성을 모두 지닌 세트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전형적인 악역 캐릭터로 표현되어, 다층적인 매력을 보여주기보다는 단순한 ‘파괴자’로만 소비되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비평가들은 제라드 버틀러의 연기가 강렬했지만, 대사나 동기 설정이 얕아 인상적이지 못했다는 평을 남겼습니다.

조연 배우들과 평론 반응

‘갓오브이집트’의 조연진은 주연 못지않게 매력적인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식의 신 ‘토트’를 연기한 고(故) 채드윅 보스만은 독특한 유머 감각과 지적 카리스마를 동시에 발산하며 신화 속 인물을 생동감 있게 구현해냈습니다. 토트의 클론들을 통해 보여주는 ‘1인 다역’ 연기는 그의 연기력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꼽힙니다.

여신 하토르 역의 엘로디 영 역시 단순한 조연이 아닌 극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합니다. 사랑, 매혹, 죽음을 상징하는 하토르의 존재는 호루스와 벡, 그리고 세트 사이의 갈등과 균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그 자체로 극의 중심 테마와 연결됩니다. 이 외에도 루퍼트 에버렛, 브라이언 브라운 등 탄탄한 조연진이 이집트 신화의 다양한 신들을 입체적으로 구성하며 영화의 세계관을 더욱 확장시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개봉 당시 심각한 화이트워싱(Whitewashing)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요 캐릭터가 백인 배우로 구성되어, 역사적 고증과 인종적 다양성을 무시한 캐스팅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표현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이집트 문화의 정체성을 서구 중심적 시선으로 재단한 점에서 더 큰 문제로 여겨졌습니다.

비평적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습니다. Rotten Tomatoes 기준 15%라는 낮은 신선도는 그 자체로 영화의 완성도를 반영합니다. Metacritic에서는 25점이라는 혹평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고, 다수의 평론가들은 “CG에 의존한 껍데기뿐인 영화”, “스토리는 텅 비어있고, 캐릭터는 형편없다”는 등의 강한 비판을 남겼습니다.

다만 모든 평가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부 대중은 “논리보다 스타일을 중시한 팝콘 무비”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였고, 신화적 상징성과 화려한 CG, 비주얼적 쾌감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존재했습니다. 특히 VOD 시장이나 스트리밍 환경에서는 ‘몰입 없이 보기 좋은 판타지’라는 점에서 꾸준히 감상되며 컬트적 팬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갓오브이집트’는 기대에 비해 아쉬운 성적과 평가를 받은 작품이었지만, 그 안에는 시도와 도전, 장르적 실험 정신이 살아있는 영화입니다. 스토리의 구조적 한계와 캐릭터 표현의 아쉬움은 분명 존재하지만, 이집트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인정받을 만합니다.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본다면,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상징성이나 사회문화적 논점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판타지와 신화 장르의 부흥기인 지금, ‘갓오브이집트’를 다시 감상하며 그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집트를 배경으로 해서 이만큼 성공한 영화가 없었는데 드문 주제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서 정말 대단한 영화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