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극장가를 강타했던 영화 ‘신라의 달밤’은 단순한 코미디 이상의 감동과 메시지를 전해주며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깊게 자리 잡은 작품입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극장에서 웃고 떠들며 보았던 기억, 혹은 비디오 테이프를 돌려보며 유행어를 따라 하던 장면들이 선명하게 떠오르실 텐데요. 이 영화는 코믹한 요소 외에도 우정, 선택, 책임, 갈등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무엇보다 권상우, 김상중이라는 인상적인 주연 배우들부터, 조연으로 활약한 성지루, 김정은, 오달수 등의 배우들까지 한 명 한 명의 존재감이 뚜렷했습니다. 그 시절 그 얼굴들은 어느덧 중견 배우가 되었고, 각자의 자리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죠. 이번 글에서는 ‘추억의 영화 배우 요즘은’이라는 주제 아래, '신라의 달밤'에 출연한 배우들의 현재 모습과 활동을 차분히 살펴보려 합니다. 화면 속 그들이 어떻게 나이 들었고,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여러분의 시간도 함께 돌아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권상우는 여전히 현역입니다
권상우는 ‘신라의 달밤’에서 젊고 패기 넘치는 주인공 역할을 맡아 특유의 에너지와 매력을 뽐냈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그는, 이 작품을 계기로 단숨에 충무로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이후에는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로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청춘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그는, 강한 남성성과 감수성을 동시에 지닌 배우로서 독특한 포지션을 구축했습니다. 이후 ‘슬픈 연가’, ‘천국의 계단’ 등 멜로 드라마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고, 한류 스타로서 일본과 중화권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4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도 권상우는 쉬지 않고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드라마 ‘한 사람만’에서는 암을 선고받은 여성과의 만남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는 인물로 분해,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진중한 연기를 보여주며 배우로서의 깊이를 증명했습니다. 또한 ‘히트맨’, ‘해적: 도깨비 깃발’, ‘귀공자’ 등 상업영화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여전히 대중성과 흥행력을 함께 갖춘 배우로 남아 있습니다.
이외에도 그는 개인 브랜드를 통해 사업가로서의 길도 걷고 있으며, 가족과의 단란한 모습도 종종 SNS를 통해 팬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배우 손태영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둔 그는, 이제는 자상한 아버지로서의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예능에 출연할 때마다 특유의 솔직한 매력과 웃음을 보여주며 대중과의 접점도 유지하고 있죠. 과거의 청춘스타에서 지금은 중년 배우로, 또 한 사람의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변화해온 권상우는 꾸준한 자기 관리와 진정성 있는 태도로 여전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김상중, 그 깊은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김상중은 영화 속에서 이성과 감성 사이를 오가며 갈등하는 캐릭터를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선보였습니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당시의 전형적인 코믹 캐릭터와는 결이 달랐고,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영화에 무게감을 더해주었습니다. 그는 이미 연극과 드라마를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받은 배우였기에, 영화 속에서도 안정감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축 역할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김상중은 배우로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목소리를 기억하게 된 계기는 MBC의 장수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 역할일 것입니다. 특유의 또렷하면서도 차분한 톤, 전달력 높은 멘트는 김상중을 단순한 배우가 아닌 ‘신뢰의 상징’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하며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각성을 동시에 전달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모범형사’ 시리즈에서 노련한 형사 역할을 맡아 후배 배우들과의 케미를 보여주었고, ‘트레이서’에서는 냉정하고 계산적인 세무국장으로 분해 또 한 번 연기력을 입증했습니다. 더불어 연극 무대에서도 활동하며 배우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사적인 영역에서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꺼내지는 않지만,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는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공익 캠페인, 기부 활동, 환경 보호 캠페인 등에 자주 참여하며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김상중은 단지 ‘좋은 배우’가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드문 케이스입니다. 그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든, 시청자들은 그를 신뢰하고 따라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김상중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일 것입니다.
조연 배우들의 근황, 더 흥미롭습니다
‘신라의 달밤’의 진짜 묘미는 조연 배우들의 찰진 연기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화 내내 터지는 웃음 포인트 대부분은 이들의 손끝에서 나왔고, 이들이 있었기에 영화가 단순한 청춘극에서 벗어나 살아 숨 쉬는 이야기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성지루는 당시에도 극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는데요. 이후 드라마 ‘열혈사제’, ‘검은 태양’, ‘소방서 옆 경찰서’ 등에서 감초 역할은 물론이고, 중심 인물로서도 활약하며 존재감을 확장해 왔습니다. 성지루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연기는 보는 이들에게 웃음과 동시에 따뜻함을 안겨줍니다. 또한 그는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연기자의 기본기를 계속해서 다듬고 있는 보기 드문 배우입니다.
김정은 역시 이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이후, 드라마 ‘파리의 연인’으로 대박을 터뜨리며 2000년대 대표 로맨틱 여배우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이후 한동안 방송에서 모습을 자주 보이진 않았지만,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문화 프로그램, 봉사 활동 등을 통해 조용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제 단순한 스타가 아니라, 성숙한 여성으로서의 메시지를 전하는 공공 인물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오달수는 한때 스크린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명이었습니다. ‘도둑들’, ‘베테랑’, ‘7번방의 선물’, ‘국제시장’ 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는 단순히 웃긴 조연을 넘어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명품 조연이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사건으로 한동안 활동을 중단한 뒤, 최근 다시 연기에 복귀하면서 조심스럽게 자신만의 길을 다시 걸어가고 있습니다. 영화 ‘이웃사촌’, ‘국제수사’ 등에서 그의 연기를 다시 볼 수 있었고, 여전히 예전의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라의 달밤’의 조연 배우들은 단순한 조연에 머무르지 않고, 각자의 커리어를 깊이 있게 쌓아가며 배우로서의 가치를 증명해 왔습니다. 그들의 지금 모습은 과거보다 더 단단하고 풍부하며, 덜 화려하더라도 더욱 의미 있는 길을 걷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이처럼 이 영화에 출연했더 많은 조연들은 주연이되어 많은 영화에 주인공이되어 우리나라 충무로를 빛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 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