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마녀’는 2018년 1편이 개봉한 이후, 2022년 2편이 이어지며 국내외에서 독특한 팬층을 형성한 작품입니다. 단순히 액션 영화로 분류되기에는 그 속에 담긴 미스터리, SF, 청춘, 그리고 심리극적인 요소까지 다양하게 녹아 있어서, 장르적으로도 정의 내리기 쉽지 않은 작품입니다. 박훈정 감독이 연출을 맡아 전체적인 세계관을 설계한 이 시리즈는, 같은 감독의 작품임에도 1편과 2편이 보여주는 색깔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교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관객의 반응도 두 영화 사이에서 분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으며, 주인공의 설정, 서사 전개, 연출 방식, 캐릭터의 해석 방식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나죠. 이번 글에서는 ‘마녀’ 1편과 2편을 비교 분석하여, 왜 이 두 편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지, 그리고 그 차이가 영화적 성취나 관객의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스토리 전개의 방식, 명확한 서사와 열린 구조의 충돌
‘마녀’ 1편은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서 매우 명확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구자윤은 처음엔 평범한 시골 고등학생으로 등장하지만, 영화가 중반을 지나면서 그녀가 단순한 인물이 아님을 암시하는 복선이 점차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여고생의 이야기처럼 시작되지만, 뒤로 갈수록 놀라운 반전과 함께 SF적 요소가 드러나며 극의 무게감이 급변합니다. 1편의 서사는 전형적인 '기승전결' 구조를 따르며, 인물의 욕망과 행동, 갈등의 원인과 해결의 과정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그래서 관객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한 편의 드라마틱한 여정을 함께 완주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반면 2편에서는 스토리의 진행 방식이 전혀 다르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소녀’라는 이름조차 불분명한 새로운 인물이 중심에 서고, 그녀가 왜 이 세계에 존재하는지조차 명확히 설명되지 않은 채 사건들이 흘러갑니다. 과거와 현재가 중첩되고, 다양한 인물이 동시에 등장하여 여러 갈등이 교차하는 구조는 기존의 액션 영화보다는 마치 프롤로그나 세계관 설명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1편이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서 독립적인 구조를 갖췄다면, 2편은 후속작이나 세계관 확장을 위한 ‘잇는 이야기’로 기능하고 있어 관객이 느끼는 서사적 충족감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차이는 단지 이야기의 구성 방식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관객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방향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출 스타일의 변화, 감정의 밀도에서 시각적 쾌감으로
‘마녀’ 1편은 정적인 연출과 느린 호흡을 통해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사보다는 침묵과 표정, 시선으로 감정을 전달하고, 불필요한 설명을 줄이면서 관객 스스로 상황을 추리하도록 만드는 구성이 오히려 몰입도를 높였죠. 예를 들어, 구자윤이 기억을 잃은 척 연기를 하면서도, 점차 강력한 능력을 드러내는 과정은 말보다 행동으로 그녀의 정체를 암시하는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박훈정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잘 반영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전형적인 헐리우드 액션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입니다. 인물 간의 대립 구도도 단순한 선악 구조가 아닌, 각자의 생존과 선택에서 비롯된 충돌로 구성돼 있어서, 관객으로 하여금 쉽게 흑백 논리로 판단할 수 없도록 만드는 점도 특징입니다.
하지만 2편에서는 이 같은 연출의 긴장감보다는 시각적인 규모와 스피드감에 중점을 둔 방식으로 변화합니다. 특히 CG를 적극 활용한 초능력 전투 장면, 여러 캐릭터가 동시에 등장하는 멀티플 전투 구성 등은 이전보다 확실히 블록버스터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런 스타일은 세계관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각 장면의 감정선이 짧고, 캐릭터 간의 서사가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다 보니 전투 장면이 아무리 화려해도 감정적 잔상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남게 됩니다. 이는 1편이 남긴 서늘한 여운과 비교했을 때 관객이 느끼는 감정의 밀도가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는 지점입니다.
캐릭터의 중심성, 구자윤과 ‘소녀’ 사이의 거리감
1편과 2편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주인공 캐릭터에서 드러납니다. 구자윤은 단순히 초능력을 가진 소녀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성장하는 인물입니다. 그녀가 선택하는 방식,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형성, 감정의 동요 등이 입체적으로 묘사되면서 관객과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여지가 많았죠. 김다미 배우의 뛰어난 표현력도 그 연결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겉으로는 천진난만하지만 내면에는 엄청난 폭력성과 슬픔을 간직한 이중적인 면모가 ‘구자윤’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인상 깊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2편의 주인공인 ‘소녀’는 이름도 과거도 분명히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녀는 철저히 설정의 도구로 존재하며, 주변 인물들의 시선으로 정의됩니다. 관객은 그녀의 감정이나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고, 그저 초인적인 존재가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주도하는지를 관찰하는 데 그칩니다. 물론 이 역시 의도된 방식일 수 있습니다. ‘소녀’는 어쩌면 구자윤과는 다른 방식의 주인공이며, 그녀를 중심으로 점차 서사가 확장되어 갈 예정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단일 영화로서 2편을 바라볼 때, 캐릭터와 관객 사이의 ‘정서적 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캐릭터가 단순한 역할을 넘어서 이야기의 중심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과 연결됩니다. 개인적으로 마녀 파트1에서 자윤이 자신의 힘들 되찾게 되면서 박희순이 이끄는 귀공자 팀과의 액션씬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이존에 없던 우리나라의 초능력자들간의 대결을 다룬 영화라 정말 재미있게 시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