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넘어 2026년 국내 조선업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는 수주 목표를 대폭 상향 조정하며 본격적인 도약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해양플랜트와 방산 분야의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거대한 기회와 동시에 불확실성도 함께 존재합니다. 신한투자증권 엄경아 연구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선업의 현재와 미래를 심층 분석해봅니다.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의 기회와 리스크
2024년 12월, 미국에서 나온 몇 가지 발언이 국내 조선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2월 19일 미군의 신규 전함 투자 관련 발언, 그리고 22일 골든플릿(Golden Fleet) 프로젝트에서 한화그룹이 직접 언급되면서 조선주는 급등세를 탔습니다. 골든플릿은 미국 전함에 대한 투자 프로젝트를 지칭하는 명칭으로,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엄경아 연구위원은 "실제로 이 부분에서 구체적으로 진행된 건 사실 아무것도 없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습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골든플릿 프로젝트가 현재 전략적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처음 언급된 트럼프 클래스 모델이 2026년에 구체화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오히려 소형 전투함 관련 후속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두 번째 야드로 선정될 가능성이 더 현실적입니다.
미국 군함 건조 시장의 구조적 특징도 주목해야 합니다. 헌팅턴잉걸스와 제너럴다이나믹스 같은 미국 내 주요 조선소들은 구축함급, 순양함급, 핵잠수함 등 대형 전함을 독점적으로 건조합니다. 이들은 미국 정부와의 계약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며, 사업이 지연되면 추가 예산을 받습니다. 반면 해외 본사를 둔 기업의 미국 지사들은 하단 군함을 건조하는데, 2024년 11월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의 사업이 갑자기 중단된 사례처럼 사업 지속성에 대한 보장이 약합니다.
더욱이 미국 조선 시장은 일반 상선 시장가 대비 가격이 5배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이 필요하지만, 한국 조선업체 입장에서는 적정 마진을 확보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과의 약속을 무너뜨리고 온전히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만 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 조건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필리핀조선소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다른 사업장에 대한 투자가 구체화되는 것이 실질적인 진전의 신호가 될 것입니다.
해양플랜트 시장의 부활과 성장 동력
2025년 조선 3사의 공통적인 과제는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 미달이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과 2025년 연속으로 총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데, 그 주된 원인이 바로 해양플랜트였습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2026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해양플랜트 시장 회복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 기존에 수주했던 프로젝트들의 건조 시기가 도래하면서 실제 건조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둘째, 그동안 지연되던 프로젝트들의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오일탱커 시장의 개선도 긍정적입니다. 유가가 안정화되면서 석유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하며, 이는 오일 메이저들의 생산량 증대로 이어집니다.
발주 지역도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과거 중동 중심에서 벗어나 북미, 남미, 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분야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업계 1위로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026년 하반기부터 2번 도크를 재가동할 계획인데, 이는 해양플랜트 건조량 증가에 대비한 조치입니다.
해양플랜트는 상선과 달리 도크에 오랫동안 점유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건조 기간 자체도 길고 복잡한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선 생산에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별도 도크를 재가동함으로써 상선과 해양플랜트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건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해양플랜트는 객단가가 매우 높아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지만, 그만큼 사업의 지속성 확보가 중요합니다. 2013년 유가 폭락 이후 삼성중공업이 겪었던 '잃어버린 10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합니다.
특수선 시장 확대와 조선 3사의 전략적 선택
HD현대중공업은 2026년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30% 상향 조정했습니다. 대형 조선사가 이렇게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한 배경에는 설비 투자 확대가 있습니다. 현대미포조선과 HD현대중공업의 합병 이후 기존 설비 현대화와 신규 투자가 진행되면서 생산 설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미리 수주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수선 시장은 조선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조선업체 중 특수선 매출 비중이 높은 곳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입니다. 해양플랜트를 특수선에 포함한다면, 과거 조선사들의 목표는 전체 매출 중 30%가량을 상선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창출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는 10%대로 낮아진 상태이며, 이를 다시 확대하려는 전략이 진행 중입니다.
한화오션의 경우 2024년 약 98억 달러를 수주했는데, 연간 매출 약 12조 원을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해양과 방산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상선에서 나온 실적이었습니다. 이는 2023년 한화오션이 상대적으로 수주가 미진했던 것과 대조되며, 2024~2025년 삼성중공업이 수주에서 다소 아쉬웠던 것과 대비됩니다.
특수선의 장점은 객단가가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작은 크기임에도 특수 목적을 가진다는 이유로 가격이 상선 대비 훨씬 비쌉니다. 그러나 엄경아 연구위원은 "특수선을 잘해야 주가 방향성은 좋지만, 사업의 지속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 번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속 사업이 계속 이어져야 해당 인력과 설비가 풀가동되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특수선 시장이 개화되는 초기 단계에서 시행착오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오히려 디밸류에이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의 특성상 같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조선업이 경기적 회복력을 갖는 이유는 다양한 선종이 교대로 호황을 맞기 때문입니다. 한 선종이 불황일 때 다른 선종이 호황이면 조선사는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지만, 단일 선종만 다루는 업체는 해당 업황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합니다. 특수선 전환을 위해서는 기존 사업부를 바꾸는 만큼, 지속적 수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영업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2026년 조선업은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해입니다. 인건비와 재료비 안정화, 유리한 환율, 작업량 증가가 맞물려 매 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2분기는 성수기로 작업량이 많아 이익률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미국 방산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로 인해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그가 약속을 지킨다면 핑크빛 미래가 열리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시 안개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계약 조건 확보와 사업 지속성 확보가 조선업의 진정한 성공을 가르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D현대중공업 빅호재.. 2026년 조선주의 대 도약 신호탄 쐈다 / 미국 함정, 한국 조선 없으면 '정지'… 조선 초격차의 위력 | 엄경아 연구위원
https://www.youtube.com/watch?v=ODoUScguL0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