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감독 분석 (크리스토퍼 놀란, 연출, 평가)
전기를 다룬 영화는 흔하지만, 한 사람의 내면과 시대, 그리고 그가 속한 철학적 좌표를 동시에 풀어낸 작품은 드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2023년작 《오펜하이머》는 그런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며, 동시에 매우 놀란다운 영화입니다. 영화는 단순히 원자폭탄을 개발한 과학자의 일대기를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가 선택하고 외면했던 순간들, 그의 말이 만들어낸 역사, 그리고 그의 침묵이 남긴 파문까지도 세밀하게 들여다봅니다.놀란 감독은 이 이야기를 전형적인 ‘영웅 서사’로 풀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펜하이머를 ‘영웅인가, 아니면 파괴자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위에 세워놓고, 끝까지 판단을 유보합니다. 그의 연출은 시종일관 절제되어 있으며, 감정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미지, 시간 구조, 그리고 사운드를 통..
2025. 12. 17.